반고흐와 모네
글쓴이 : 권유정    작성일 : 2013-08-26    조회수 : 9140

유럽을 다녀왔다. 13박 15일 동안 네덜란드, 독일, 프랑스, 이탈리아. 이렇게 4개국을 여행했다. 
'아트투어' 라는 제목의 미술관 관람여행이다. 정말 아트투어 라는 말 그대로 미술관을 실컷 보고왔다. 실컷 이라는 말 보다는 흠뻑 빠지고 왔다는 말이 더 좋다. 그 중에서도 내가 유럽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에게 자신있게 설명 해 줄 수 있는 작가는 반 고흐와 모네 다.

 

예술 작품은 확실히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준 다는걸 깨달은 적이 있다. 대학생이 되고 내 스스로 내가 공부할 과목을 수강 신청 하는데, 전공 과목 보다는 다양한 교양과목에 더 눈이 갔다. 그중에서 내가 선택한 건 <고전읽기>, <영화속 그림읽기>, <유럽문화읽기>, <동양화읽기> 였다. '아는만큼 보인다' 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저런 과목들을 선택하게 했다. 언제 필요할 진 모르지만, 알아두면 삶이 재밌어 질 것 같았다. 유럽문화읽기 라는 과목은 매 시간마다 유럽 작가들의 그림을 보여줬다. 교수님은 그림하나 하나를 작가의 성격과, 그 시대 상황과, 그림속에 있는 붓터치의 특징 들 까지 꼼꼼하게 알려주셨다. 하루는 인상주의 화가들을 담은 <빛을 그린 사람들> 이라는 영화를 보여주셨는데, 모네가 아침햇살을 받으며 반짝이는 강물, 나뭇잎을 그리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봤다. 그 날 수업이 끝나고 건물 밖으로 나오면서 같이 수업을 듣는 선배와 둘 다 외쳤다. "우와, 진짜 세상이 다 그림같애! " 모네가 그림을 그리며 왜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는지 너무 이해가 갔다.

 

프랑스 파리에 있는 오랑쥬리 미술관 에서 모네를 만났다. 모네가 그린 수련 시리즈들을 눈 앞에서 보는데, 이게 꿈인가,했다. 신기한 건 그림을 가까이서 보면 색이 너무 섞여있어서 이게 구름인지, 꽃인지, 나무인지 모르겠는데, 멀리서 보면 확실히 구름이고, 나무고, 꽃이었다. 그게 너무 멋졌다. 한 그림을 계속 보고있으니까 갑자기 머릿속에서 왈츠가 울리는 것 같았다. 교양 수업시간에 영화에서 봤던 모네의 붓질이 떠오르면서 나도 너무 신이났다. 붓질을 따라서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모네가 외치는 것 같았다.

 

두번째로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화가는 빈센트 반 고흐다. 교양과목 <동양화 읽기> 시간에 유럽을 다녀오신 교수님이 반고흐의 그림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얘기 해 주셨다. 붓질이 그렇게 강렬한 건 처음 봤다고, 너무 강렬해서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하셨다. 그래서 빈센트 반 고흐 를 떠올리면 강렬한 화가. 라는 말이 당연히 떠오른다.

여행의 시작이 네덜란드 였는데, 그 나라에서의 4일 중 이틀이나 연속으로 반 고흐를 봤다. 그래서 더 빈센트에게 흠뻑 빠질 수 있었다. 우리와 함께 갔던 한바다 님 이라는 분이 반 고흐 미술관을 가기전에 고흐가 태양,바다,구름 같은 자연을 그릴 땐 고흐의 느낌대로 그린게 아니라, 그들이 자신에게 말 하는 그대로, 전해주는 그대로 그림을 그렸다고 말씀 해 주셨다.

 

크륄러뮐러 미술관에서 고흐가 그린 태양, <씨 뿌리는 사람>을 보는데, 태양빛을 보는 순간 쨍- 하는 느낌이 들면서 머릿속에 사이렌이 울리는 것 같았다. 마음속에 구멍이 뚫린것 같이 시원했다. 고흐 그림을 보고 다른 전시실로 갔는데, 아까 본 태양이 너무 강렬해서 다시 고흐 그림앞에 와서 앉았다. 다시한번 보니까 태양의 온기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고, 또 다시한번 보니까 태양빛이 너무 노랑색이라서 우울해지고, 울컥,했다. 반 고흐가 들려주는 태양의 소리가 너무 멋졌고, 이래서 반 고흐구나, 이래서 예술이구나, 했다.

 

유럽의 미술관 여행 내내 나는 빨려들것 같이 그림을 감상했다. 너무 신나서, 너무 우울해서 너무 벅차올라서 그 자리에서 발을 떼고싶지 않았다.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미술관 모두가 내 속에서 차곡차곡 쌓인 것 같아 뿌듯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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